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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노선도는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을까

해리 벡의 1933년 런던 지하철 노선도와 비넬리의 뉴욕 지도가 노선도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노선도 읽는 법과 GONOM이 직접 노선도를 그리는 방식을 소개합니다.

실제 지도의 한계

런던 지하철의 초기 지도는 가장 당연한 방식으로 그려졌습니다. 시가지 지도 위에 색깔 있는 선을 얹은 것입니다. 노선이 몇 개 없을 때는 이것으로 충분했지만, 노선망이 커질수록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노선과 역이 몰리는 도심은 선이 뒤엉켜 알아보기 어려웠고, 교외의 역들은 대부분 비어 있는 지면 위에 띄엄띄엄 놓였습니다. 승객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 가장 읽기 어려운 셈이었습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통찰은 단순합니다. 땅속을 달리는 승객은 거리를 볼 수도 없고 열차를 조종하지도 않습니다. 승객이 알아야 할 것은 어느 노선을 어느 방향으로 타고, 몇 정거장을 가서, 어디서 갈아타느냐입니다. 정확한 거리나 터널이 실제로 휘어지는 모양은 그보다 훨씬 덜 중요합니다. 이런 질문을 중심으로 만든 지도라면, 역의 순서와 연결 관계만 정확하다면 지리는 얼마든지 구부려도 됩니다.

해리 벡의 다이어그램

해리 벡은 런던 지하철 신호 부서에서 전기 설비 회로도를 그리던 기술 제도사였습니다. 일자리를 잃었던 1931년, 그는 개인 시간을 들여 전혀 다른 방식의 지하철 지도를 구상했습니다. 모든 노선을 수평, 수직, 45도의 직선으로만 그리고, 역 간격을 대체로 고르게 맞추었으며, 외곽 지역을 줄이는 대신 혼잡한 도심을 크게 키우고, 환승역에는 별도의 표시를 붙였습니다.

이 디자인은 처음에는 상대적인 거리를 보여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급진적이라며 거절당했습니다. 벡은 이를 고쳐 다시 제출했고, 1932년 시험판 500부가 몇몇 역에서 배포된 뒤 1933년 1월 첫 휴대용 판이 나왔습니다. 승객들의 반응은 빨랐습니다. 런던 교통 박물관 기록에 따르면 그해 첫 인쇄 부수는 75만 부였습니다. 벡은 1960년 마지막 판까지 이 다이어그램을 계속 다듬었고, 이후 세계 여러 도시가 직선과 고정된 각도라는 같은 문법을 받아들였습니다.

비넬리의 뉴욕 지도와 공개 논쟁

이 생각을 둘러싼 가장 유명한 논쟁은 뉴욕에서 벌어졌습니다. 1972년 뉴욕 교통 당국은 디자이너 마시모 비넬리의 지하철 다이어그램을 도입했습니다. 격자 위에 45도와 90도의 선으로 노선을 그렸고, 격자에 맞추기 위해 필요하면 역의 위치도 옮겼습니다. 노선망에 시선이 모이도록 물은 파란색 대신 베이지색으로, 센트럴 파크는 녹색 대신 회색으로 칠했습니다.

많은 시민이 이 지도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역과 역 사이를 걸어 다니고, 지상으로 올라와 익숙한 거리를 찾아야 하는 도시에서 땅의 모습과 맞지 않는 지도는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1978년 쿠퍼 유니언에서 양측이 공개 토론을 벌였고, 1979년 이 지도는 존 토라낙이 이끌고 마이클 허츠 어소시에이츠가 참여한 지리형 지도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2025년 4월 MTA는 1979년 이후 처음으로 전면 개편한 노선도를 공개했는데, 굵은 직선으로 이루어진 이 다이어그램을 만든 팀은 비넬리의 1972년 작업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노선, 색, 환승 읽는 법

대부분의 노선도는 몇 가지 공통된 약속을 따릅니다. 노선마다 고유한 색이 있고, 도시에 따라 번호나 알파벳이 함께 붙습니다. 도쿄는 노선 알파벳에 역 번호를 붙이고, 서울과 파리는 노선에 번호를 매깁니다. 뉴욕은 맨해튼에서 함께 쓰는 간선 선로를 기준으로 색을 정하기 때문에 4, 5, 6호선 열차가 모두 녹색입니다. 여러 노선이 같은 선로를 쓰는 구간은 보통 선을 나란히 그려, 공용 구간에서도 각 노선을 따라갈 수 있게 합니다.

환승역에는 더 크거나 서로 이어진 별도의 기호가 쓰이고, 노선 끝에는 종착역 이름이 적힙니다. 승강장 안내판에 표시되는 운행 방향도 바로 이 종착역 이름입니다. 경로를 정할 때는 이 순서로 읽으면 됩니다. 탈 노선을 찾고, 가려는 방향의 종착역을 확인하고, 정거장 수를 세고, 갈아탈 곳의 환승 기호를 찾습니다. 다만 다이어그램에서는 걸어서 금방인 두 역이 멀어 보이기도 하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GONOM이 노선도를 그리는 방식

GONOM의 지하철 노선도는 어떤 공식 노선도도 베끼지 않았습니다. 역 좌표와 노선별 정차 순서라는 공개 데이터를 바탕으로 GONOM의 자체 코드가 하나하나 그립니다. 먼저 모든 역의 위도와 경도를 노선망 중심을 기준으로 킬로미터 단위의 평면 좌표로 바꿉니다. 그다음 도시 위에 격자를 깔고, 이웃한 역 사이의 일반적인 거리의 절반을 조금 넘는 크기로 칸을 정한 뒤, 각 역을 가장 가까운 빈 격자점에 맞춥니다. 이때 노선이 많이 모이는 환승역을 먼저 배치해 실제 위치에 가장 가깝게 놓이도록 합니다.

두 역 사이의 선로는 벡의 원칙대로 0도, 45도, 90도만 쓰는 팔방향 선으로 그립니다. 직선, 대각선 한 번, 다시 직선으로 이어지며 꺾이는 지점은 가운데에 둡니다. 여러 노선이 같은 두 역을 잇는 구간은 평행한 차선처럼 나란히 그리기 때문에, 오슬로에서는 다섯 개 지하철 노선이 도심 터널을 나란히 지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벡과 달리 GONOM은 역 간격을 억지로 고르게 맞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 거리 감각이 어느 정도 남아 있고, 킬로미터 격자와 축척 막대도 의미를 가집니다.

환승역은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종착역은 사각형, 나머지 역은 작은 원으로 표시합니다. 축소는 노선망 전체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데까지, 확대는 그 네 배 정도까지 가능하며, 화면은 항상 노선망 위에 머물도록 되어 있습니다. 역 이름은 서로 겹치지 않게 배치하므로 어떤 이름은 확대해야 나타납니다. 역을 누르면 역 정보가 열리고, 범례에서 노선을 누르면 그 노선만 따로 볼 수 있습니다.

둘러볼 노선도와 함께 볼 영상

GONOM에는 35개 도시의 노선도가 있습니다. 시작은 벡의 고향인 런던이 좋습니다. 11개 지하철 노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뉴욕에서는 간선별 색 구분과 함께, 여러 노선이 선로를 나눠 쓰는 곳마다 녹색, 빨간색, 노란색 선이 나란히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3bis선과 7bis선을 포함해 16개 노선이 있는 파리는 노선망이 얼마나 촘촘해질 수 있는지 보여 주고, 네 노선이 콩겐스 뉘토르에서 만나는 코펜하겐은 한눈에 담길 만큼 아담합니다.

GONOM의 기관사 시점 영상 두 편도 노선도와 함께 보기 좋습니다. BART 옐로 라인 영상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출발해 만 아래를 지나 앤티오크까지 달리는데, 샌프란시스코 노선도에서 같은 노선을 따라가며 다른 노선과 선로를 함께 쓰는 구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야마노테선 영상은 도쿄 도심을 한 바퀴 도는 JR 노선입니다. GONOM의 도쿄 지하철 노선도에는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노선도와 함께 보면 이 순환선이 신주쿠, 시부야, 우에노 같은 역에서 지하철 노선들을 어떻게 묶어 주는지 알 수 있습니다.

GONOM에서 이 여정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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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 뉴욕 ·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 도쿄 · 파리 · 서울 · 오슬로 · 코펜하겐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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