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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른 철도와 그 등재 이유

제메링 철도, 알불라·베르니나 노선, 인도 산악철도가 세계유산이 된 이유와 '탁월한 보편적 가치'의 뜻, 그리고 운전실 영상에서 그 가치를 알아보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기념물이 된 현역 철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오른 곳은 대부분 건축물, 옛 도시, 유적, 자연 경관입니다. 철도는 비교적 늦게 이 목록에 들어왔습니다. 1998년 등재된 오스트리아의 제메링 철도가 철도 그 자체로 이름을 올린 첫 사례입니다. 이듬해인 1999년에는 인도의 다르질링 히말라야 철도가 등재되었고, 이후 2005년 닐기리 산악철도, 2008년 칼카–심라 철도가 더해지면서 '인도의 산악철도'라는 하나의 유산이 되었습니다. 같은 2008년에는 스위스와 이탈리아에 걸친 알불라·베르니나 노선이 '알불라·베르니나 경관 속의 레티셰 철도'로 등재되었고, 2021년에는 이란 종단 철도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목록에는 스코틀랜드의 포스 교나 뭄바이의 차트라파티 시바지 역처럼 철도와 관련된 단일 구조물도 있습니다. 앞서 말한 노선들이 이들과 다른 점은 노선 전체가 곧 유산이라는 데 있습니다. 선로와 터널, 다리와 역, 그리고 지금도 매일 그 위를 달리는 열차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GONOM에는 이 가운데 다섯 노선의 운전실 영상이 있으며, 영상마다 유네스코가 지키고자 한 가치의 서로 다른 면을 보여 줍니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란 무엇인가

세계유산이 되려면 세계유산협약이 말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녀야 합니다. 한 나라의 경계를 넘어설 만큼 예외적이어서 지금 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중요성을 뜻합니다. 실제 심사에서는 이 가치를 열 가지 기준 가운데 하나 이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여기에 두 가지 조건이 더 붙습니다. 하나는 이야기를 온전히 전할 만큼 갖추어져 있는가를 묻는 완전성이고, 다른 하나는 문화유산의 경우 눈에 보이는 것이 정말 그 자신이 내세우는 바로 그것인가를 묻는 진정성입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세 철도 유산은 모두 같은 두 가지 기준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기준 (ii)는 기술이나 경관 설계 등에서 일정 기간 또는 한 문화권 안에서 인류 가치의 중요한 교류를 보여 줄 것을 요구합니다. 기준 (iv)는 인류 역사의 중요한 단계를 보여 주는 건축물이나 기술적 집합체의 탁월한 사례일 것을 요구합니다. 철도에 적용하면 질문은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이 노선이 다른 곳의 철도 건설 방식을 바꾸었는가, 그리고 철도 역사의 한 시기를 이보다 더 잘 보여 주는 곳이 거의 없는가 하는 것입니다.

제메링: 철도가 만든 경관

유네스코는 1848년부터 1854년 사이 41km의 고지대를 넘어 건설된 제메링 철도를 철도 건설 초창기에 커다란 지형 문제를 해결한 탁월한 기술적 해법이라고 평가합니다. 이것이 가치의 절반인 공학적 측면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덜 눈에 띕니다. 철도 덕분에 빈에서 산지까지 쉽게 오갈 수 있게 되자 노선을 따라 여름 휴양객을 위한 별장과 호텔이 들어섰고, 유네스코는 기준 (iv)에 따라 이렇게 생겨난 새로운 휴양 경관도 유산의 일부로 봅니다.

제메링에 대한 유네스코의 평가는 변화에 대해서도 솔직합니다. 1950년대에 전철화되면서 모습이 달라졌고, 낡은 부품은 교체되었으며 운행 방식도 바뀌었습니다. 그럼에도 유네스코는 노선과 토목 구조물이 온전히 진정성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하며, 1854년 이후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운행되어 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GONOM 영상에 현대식 전기기관차가 등장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이유입니다. 그보다는 돌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2층 구조의 고가교, 브라이텐슈타인 위의 칼테 리네 고가교, 석조 터널 입구가 지금도 간선 열차를 받치고 있습니다.

레티셰 철도: 노선과 그 주변 경관

알불라 노선은 길이 67km에 터널과 갤러리 42곳, 교량과 고가교 144곳을 갖추고 1903년과 1904년에 걸쳐 개통했습니다. 베르니나 노선은 61km에 터널과 갤러리 13곳, 교량 52곳으로 1910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유네스코는 두 노선이 중부 알프스 마을들의 고립을 끝내기 위해 건설되었고 산지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설명합니다. 기준 (ii)에서는 매우 폭넓고 다양한 혁신적 해법과 노선이 지나는 땅과의 조화를 꼽았고, 기준 (iv)에서는 고산 지대 산악철도의 발전을 보여 주는 매우 중요한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유산의 이름에 '경관'이라는 말이 들어간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등재 구역 자체는 사실상 철도 부지에 해당하는 약 152헥타르에 불과하지만, 완충 구역은 계곡과 마을, 봉우리를 아우르는 10만 9천 헥타르가 넘습니다. GONOM의 빙하특급 영상은 생모리츠에서 쿠어까지 알불라 노선을, 베르니나선 영상은 고개를 넘어 티라노까지를 담고 있습니다. 나선 터널의 수를 세는 일은 산악철도가 오르는 방법을 다룬 가이드에 맡기고, 여기서는 대부분의 다리가 강철이 아닌 돌로 쌓은 아치라는 점, 역이 얼마나 작은지, 그리고 노선이 관광객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발이 되어 준다는 점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인도의 산악철도: 세 노선, 하나의 유산

인도의 유산은 영국 통치 시기에 산지로 올라가기 위해 놓인 세 노선을 묶은 것입니다. 1881년 2피트 궤간으로 개통한 다르질링 히말라야 철도가 가장 먼저 등재되었습니다. 미터 궤간으로 1908년 우티까지 완공된 닐기리 산악철도는 2005년에 더해졌습니다. 영국령 인도의 여름 수도였던 심라로 가기 위해 1903년 개통한 2피트 6인치 궤간, 길이 96km의 칼카–심라 철도는 2008년에 합류했습니다. 유네스코는 이들을 험준한 산악 지대를 철도로 잇기 위한 대담하고 독창적인 공학의 탁월한 사례라고 부르며, 세 노선 모두 지금도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열차 자체가 가치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다르질링 영상에 나오는 기관차는 1889년부터 1925년 사이에 만들어진 B형 0-4-0 새들 탱크 기관차로, 1880년대부터 그래 왔듯 힐 카트 로드를 따라 소나다와 굼을 지나갑니다. 닐기리 영상에서는 대부분 스위스 빈터투어에서 제작된 X형 증기기관차가 칼라르에서부터 랙 구간을 올라 옛 급수역인 애덜리와 힐그로브를 지납니다. 지금도 터널 102곳이 쓰이고 있는 칼카–심라 철도는 아직 GONOM에 없습니다.

세계유산 철도를 영상으로 보는 법

세계유산 철도는 보여 주기 위해 보존해 둔 박물관 노선이 아닙니다. 제메링은 지금도 오스트리아 남부선의 일부이고, 레티셰 철도의 두 노선에는 파노라마 관광열차와 함께 지역 열차가 다니며, 인도의 노선들은 관광객뿐 아니라 주민들도 태웁니다. 이처럼 일상적으로 쓰인다는 사실 자체가 유네스코가 받아들인 등재 근거의 일부이며, 새 기관차나 전철화, 현대식 안전 설비 같은 변화가 허용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켜야 할 것은 노선과 구조물, 그리고 철도와 그 철도가 이어 주는 마을 사이의 관계입니다.

그러니 영상을 보실 때는 열차 너머를 보시기 바랍니다. 옛 역 건물, 선로 옆의 옹벽과 배수로, 철길을 따라 자라난 마을, 그리고 그 사이를 꿰어 나가는 철도의 모습을 찾아보시면 좋습니다. 제메링에는 곧 변화가 찾아옵니다. 2030년 무렵 개통 예정인 베이스 터널이 장거리 열차와 화물 열차를 산 아래로 보내면, 유산으로 등재된 옛 노선은 레티셰 철도가 이미 그렇듯 지역 열차와 방문객의 몫으로 남게 됩니다.

GONOM에서 이 여정 보기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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