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로 떠나는 동해안: 강원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철길
KTX 강릉선과 새로 이어진 동해선, 사라진 영동선 스위치백과 부산 블루라인파크까지, 동해안 철도가 어떻게 이어지는지와 GONOM 영상의 볼거리를 정리했습니다.
철길이 늦게 닿은 바다
강원도는 한반도 동쪽을 따라 길게 뻗은 태백산맥을 사이에 두고 둘로 나뉩니다. 산맥 서쪽 영서에는 호수의 도시 춘천이 있고, 동쪽 영동에는 강릉과 동해, 삼척이 좁은 해안을 따라 동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20세기 내내 이 바닷가는 기차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이곳의 철도는 서울 사람을 실어 나르기보다 산에서 캔 석탄을 실어 내려고 놓인 것이었고, 서울에서 강릉까지는 무궁화호로 6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이 풍경을 바꾼 것은 두 번의 개통이었습니다. 2017년 1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KTX 강릉선이 문을 열었고, 2025년 1월 1일에는 영덕과 삼척 사이에 끝까지 남아 있던 동해선의 빈 구간이 마침내 이어졌습니다. 이제 강릉에서 포항을 거쳐 부산까지 바닷가를 따라 철길 하나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 한가운데에서 이음매 역할을 하는 곳이 강릉입니다. 서울에서 오는 고속철도가 이곳에서 끝나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해안 열차가 이곳에서 출발합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GONOM의 다섯 노선도 모두 이 축 위에, 혹은 그 가까이에 있습니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산맥을 빠르게 넘는 길
동해안 여행은 대개 KTX 강릉선에서 시작됩니다. 눈 내리는 겨울날 KTX-이음 운전실에서 촬영한 GONOM 영상의 앞부분은 온통 도시 풍경입니다. 서울역을 떠난 열차는 한강 북쪽 기슭을 따라 달려 청량리와 상봉을 지나고, 서원주를 지나 새로 놓은 강릉선에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확 바뀝니다. 이 구간은 약 63%가 터널이어서, 화면은 어둠과 짧은 밝음이 번갈아 찾아오는 리듬을 타게 됩니다. 터널과 터널 사이로 횡성과 둔내, 평창의 눈 덮인 들판과 소나무 비탈이 잠깐씩 스쳐 갑니다.
오대산 국립공원의 관문인 진부역은 올림픽 열차를 받기 위해 승강장을 길게 지은 역이니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진부를 지나면 길이 22km에 가까운 대관령터널이 나오는데, 영상에서 어둠이 가장 오래 이어지는 대목입니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열차는 이미 산맥의 바다 쪽에 와 있고, 곧 강릉역으로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선로에서 바다가 보이지는 않지만 해변까지는 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금방입니다. 하루밖에 시간이 없다면 동해 바다를 당일로 다녀올 수 있게 해 주는 노선이 바로 강릉선입니다.
동해선을 따라 바다 곁으로
동해선 영상은 반대 방향으로, 포항에서 강릉까지 북쪽으로 올라가는 누리로 열차의 운전실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영상의 앞부분은 이 글에서 다루는 노선 가운데 가장 새로운 철길입니다. 영덕을 지나면 열차는 후포, 평해, 울진, 죽변에 차례로 섭니다. 2025년 전까지 여객 열차가 한 번도 서지 않았던 항구와 장터 마을들로, 한쪽으로는 숲이 짙은 산이, 다른 쪽으로는 이따금 바다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포항 북쪽은 단선이어서 열차가 교행역에서 서로를 기다려야 하고, 그래서 서울에서 출발하는 간선보다 운행 횟수가 훨씬 적습니다.
동해역부터 강릉까지는 영동선의 해안 구간을 달리는데, 영상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이 여기입니다. 묵호를 지나면 선로가 바닷가에 바짝 붙고, 정동진역에 이르면 승강장이 거의 모래사장 위에 놓여 있습니다. 탁 트인 동쪽 바다를 마주한 역이라 해돋이를 보러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2025년 1월부터는 부산 부전역과 강릉 사이를 ITX-마음이 이 길로 오가고 있고, 2025년 말에는 코레일이 KTX-이음을 새로 투입해 가장 빠른 열차가 4시간 안쪽으로 닿게 되었습니다.
영동선, 그리고 사라진 스위치백
영동선은 동해안으로 가던 옛길이며, GONOM의 영동선 영상은 지금은 다시 탈 수 없는 길을 담은 기록에 가깝습니다. 2001년 흥전에서 도계로 내려가던 무궁화호에서 찍은 이 영상에는 당시 국내에서 유일했던 스위치백 구간이 담겨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선로가 산비탈을 435m나 내려가야 했기 때문에, 열차가 막다른 선로로 들어갔다가 방향을 바꿔 다시 비탈을 내려가며 Z자 모양으로 고도를 낮췄습니다. 화면을 보면 방금 내려온 선로와 곧 달릴 선로가 같은 비탈에 위아래로 나란히 놓여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위치백은 2012년 6월 27일 운행을 마쳤고, 이후 열차는 연화산 아래를 나선형으로 감아 도는 16km가 넘는 솔안터널로 다니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무궁화호는 이 대목을 어둠 속에서 지나가고, 옛 선로는 하이원 추추파크의 관광열차가 이어 쓰고 있습니다. 나머지 영동선은 지금도 영주에서 산간을 지나 철암과 도계에 이르고, 다시 동해와 정동진 해안을 따라 강릉까지 이어집니다. KTX보다 훨씬 느리지만, 이 철도가 처음 놓인 이유였던 탄광 마을들을 차례로 지나는 길입니다.
춘천과 부산, 두 끝자락
경춘선은 따로 하루를 내어 다녀오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 노선은 산맥 서쪽의 춘천까지만 가고, 춘천에서 동해안으로 넘어가는 철도는 아직 없습니다. 춘천과 속초를 잇는 새 철도는 2025년에 전 구간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GONOM 영상은 용산을 출발한 ITX-청춘이 서울을 벗어나 북한강 골짜기를 거슬러 오르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코레일이 꼽는 백미는 가평에서 남춘천 사이로, 영상 54분에서 56분 무렵입니다. 강이 선로 바로 곁을 흐르고, 건너편 기슭으로 산이 솟아오릅니다.
해안의 남쪽 끝, 부산의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는 2013년 열차가 떠난 옛 동해남부선 4.8km를 되살린 곳입니다. GONOM 영상은 청사포에서 미포까지 고가 레일 위를 달리는 스카이캡슐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발아래 옛 선로로는 해변열차가 달리고, 앞쪽으로는 해운대 해변과 고층 건물들이 점점 가까워집니다. 2km 남짓을 30분가량 들여 천천히 가는데, 그 느린 걸음이 오히려 잘 어울립니다. 한때 이 바닷가를 따라 달리던 철도를 조용히 되짚어 보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부산에서 이어 타기, 그리고 떠나기 좋은 때
강릉에서 내려오는 해안 열차는 부전역에 도착하며,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부전역까지는 걸어서 금방입니다. GONOM의 부산 지하철 노선도에는 1~4호선과 부산김해경전철이 그려져 있습니다. 부전에서 1호선으로 한 정거장 가면 서면이고, 여기서 2호선으로 갈아타 해운대역에 내리면 해변은 물론 그 동쪽 끝의 미포까지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노선도에는 없지만 동해선 광역전철은 부전, 교대, 거제, 벡스코에서 도시철도와 만나고, 해변열차의 반대쪽 끝인 송정까지 이어집니다.
계절은 영상을 길잡이 삼으셔도 좋습니다. KTX 영상처럼 산이 깊은 눈에 덮이는 때는 대개 12월부터 2월까지입니다. 여름에는 해변이 붐비고 주말 강릉행 열차가 매진되기도 하니, 날짜가 정해졌다면 일찍 예매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10월과 11월에는 태백산맥에 단풍이 들어 영동선을 타기에 가장 좋고, 경춘선의 강 골짜기는 신록이 오르는 4월과 5월이 가장 싱그럽습니다. 동해선의 바다는 공기가 맑은 겨울날 가장 또렷하게 펼쳐집니다.
GONOM에서 이 여정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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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강릉선
서울 → 강릉
2h 0m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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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선
포항 → 강릉
전 구간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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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선
흥전 → 도계
10m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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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선
용산 → 춘천
전 구간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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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블루라인파크
청사포 → 미포
32m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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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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